
Technology Transfer Agent에서 Technology Commercialization Agent로
2001년 25명으로 출발한 기술거래사는 2025년까지 누적 등록자 7,722명으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 7,700여 명의 전문인력을 국가 기술사업화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출처: (사)한국기술거래사회, 「협회 일반현황」, 기술거래사 누적등록자 현황)
나는 2000년 「기술이전촉진법」 제정을 준비하기 위한 정책연구에 참여하면서 기술거래사가 새로운 전문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이 기업으로 활발하게 이전되고, 이를 연결하는 전문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국가 R&D 투자가 확대될수록 기술거래사도 회계사처럼 역할과 전문시장이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기술거래사의 활동영역은 기대만큼 확대되지 못했다.
이제 기술거래사의 역할을 단순한 기술이전 중개자, 즉 Technology Transfer Agent에서 기술의 시장성과 사업화 성과까지 관리하는 Technology Commercialization Agent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술거래사회도 기술거래사의 실질적인 활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기술거래사 혁신 2.0’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거래사 혁신 2.0이 ‘활동 기회를 만드는 혁신’이라면, 이제 다음 단계는 기술사업화 성공 가능성과 실제 시장 성과를 측정하는 ‘성과 중심의 혁신 3.0’이어야 한다. (출처: 산학뉴스, 「기술거래사회가 꺼낸 혁신 2.0」, 2026.8.9.)
나는 기술거래사 혁신 3.0의 핵심을 ‘측정’이라고 본다.
1. 기술거래사 혁신 3.0의 신역할: 기술사업화 성과를 측정하자
기술거래사의 첫 번째 신역할은 기술사업화 성과측정 전문가다.
그동안 국가 R&D의 사업화 성과는 특허, 기술이전 건수, 기술료 등으로 주로 설명돼 왔다. 하지만 기술이전은 사업화의 끝이 아니다.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이 실제 제품을 출시했는지, 시장에서 살아남았는지, 언제 손익분기에 도달했는지, 투자 대비 어느 정도의 경제적 성과를 만들었는지까지 추적해야 진짜 사업화 성과를 알 수 있다.
여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Hewlett-Packard의 Return Map이다. Cambridge대학교 Institute for Manufacturing은 HP Return Map을 시간과 돈을 두 축으로 R&D·제조 투자, 매출과 이익을 추적하는 도구로 설명하며 Time-to-Market(TM), Break-Even-After-Release(BEAR), Break-Even-Time(BET), Return Factor(RF)라는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출처: University of Cambridge, Institute for Manufacturing, 「The Hewlett-Packard Return Map」)
따라서 국가 R&D도 이제 ‘기술을 이전했는가’에서 ‘그 기술이 시장에서 어떤 경제적 성과를 만들었는가’로 측정의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
나는 이 사후 성과추적을 기술거래사가 담당할 수 있다고 본다. R&D 과제가 끝난 뒤 기업을 정기적으로 추적하여 제품 출시 여부와 TM·BEAR·BET·RF 등을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다.
사업화 이전에는 CSS(Commercialization Success Score)를 활용해 고객문제·기술·시장·실행력·수익의 관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사전진단하고, 사업화 이후에는 Return Map으로 실제 시장성과를 사후추적할 수 있다.
즉, CSS는 사전진단, Return Map은 사후추적이다.
2. 기술거래사 혁신 3.0의 신서비스: 시장에서 비용을 받자
전문직이 성장하려면 역할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전문서비스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첫 번째는 R&D 사업화 사전진단 서비스다. 정부 R&D를 신청하거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성뿐 아니라 고객문제, 시장성, 실행역량, 예상 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를 통해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별하고 부족한 부분을 사전에 보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R&D 사업화 사후추적 서비스다. 지원 종료 후 1년, 3년, 5년 단위로 제품 출시, 매출 발생, 손익분기, 투자 대비 성과 등을 추적하는 것이다.
현행 기술거래사의 업무에도 기술이전·사업화에 대한 상담·자문·지도뿐 아니라 조사·분석, 기술시장 조사·분석, 사후관리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역할 확대는 기존 제도와도 연결할 수 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공고 제2026-247호,「2026년 기술거래사 등록신청 공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모든 조사를 직접 수행할 필요는 없다. 국가가 표준화된 지표와 조사방법을 만들고 일정한 교육을 받은 기술거래사가 현장에서 진단과 추적조사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전진단 + 사후추적을 하나의 전문서비스로 만들면 기술거래사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기업과 정부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도 형성될 수 있다.
3. 기술거래사 혁신 3.0의 신국가기여: R&D 사업화 예산의 근거를 만들자
나는 기술거래사의 가장 큰 국가적 역할이 단순히 기술이전 건수를 늘리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거래사는 앞으로 국가 R&D 투자의 사업화 성과를 증명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국회와 예산당국에 기술사업화 예산 확대를 요구하면서 “기술이전이 몇 건 증가했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투자한 R&D가 언제 제품으로 출시됐고, 얼마의 매출을 만들었으며, 몇 년 만에 손익분기에 도달했고, 투자 대비 어느 정도의 성과를 창출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전국의 기술거래사가 동일한 기준으로 사업화 성과를 추적한다면 지금까지 부족했던 국가 기술사업화 성과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R&D 지원기업의 TM·BEAR·BET·RF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면 어떤 사업이 시장성과를 빨리 만들었는지, 어떤 지원방식이 효과적이었는지, 어느 단계에서 사업화가 실패했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
그러면 국가 R&D의 구조도 달라진다.
예산 → R&D → 기술이전 → 종료
에서
예산 → R&D → 사업화 → 시장성과 측정 → 정책 환류 → 다음 예산
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기술거래사가 이러한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기술사업화 예산 확대를 주장하는 데 필요한 실증적 근거도 만들어낼 수 있다. 기술거래사의 새로운 일자리와 국가 R&D 생산성 향상이 동시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술거래사 혁신 3.0, 이제는 ‘측정’이다
2001년 25명으로 출발한 기술거래사는 이제 7,700여 명의 전문인력으로 성장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거래사가 몇 명인가’가 아니라 ‘이 전문인력을 국가 기술사업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최초 25명이 기술이전·거래 및 사업화의 전문인력으로 등록됐다는 사실은 당시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출처: 전자신문, 「기술거래사 25명 탄생」, 2001.2.7.)
혁신 2.0이 기술거래사의 활동 기회를 만드는 혁신이라면, 혁신 3.0은 기술사업화의 성과를 측정하고 증명하는 혁신이어야 한다.
사업화 전에는 성공 가능성을 진단하고, 사업화 후에는 실제 시장성과를 추적해야 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다시 국가 R&D의 기업 선정, 사업화 지원, 성과평가와 다음 예산에 연결해야 한다.
사전에는 CSS, 사후에는 Return Map.
그리고 이 두 측정을 연결해 기술사업화의 전 과정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전문가가 기술거래사다.
이것이 내가 제안하는 기술거래사 혁신 3.0이다.
Technology Transfer Agent에서 Technology Commercialization Agent로.
기술거래사의 미래시장은 기술을 거래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시장에서 만들어낸 가치를 측정하고 증명하는 데 있다.
2000년 「기술이전촉진법」 제정을 준비하기 위한 정책연구에 참여했던 나는 그 제도가 만들어진 뒤 기술거래사 등록증 제4호를 받았다. 25년이 지난 지금, 기술거래사가 다시 한번 새로운 전문직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 3.0을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