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R&D의 성과를 시장과 일자리로 연결하는 방법
지역에는 정말 기술이 부족한 것일까?
전국의 대학과 연구기관, 테크노파크, 지역기업에서는 매년 수많은 연구개발(R&D) 사업이 추진된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특허가 만들어지며 시제품도 나온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다시 지역을 방문해 보면 이런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 기술은 지금 어디에서 사업이 되고 있을까?”
기술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제품으로 출시되지 못한 기술, 시제품까지 만들었지만 고객을 만나지 못한 기술, 정부지원이 끝나면서 프로젝트도 함께 종료된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필자는 30여 년 동안 R&D와 기술사업화 현장에서 일했고, 그 가운데 10여 년을 지방에서 근무하며 지역의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지자체가 추진하는 다양한 기술개발과 지역혁신 사업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좋은 연구성과를 만드는 것이 지역혁신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많은 예산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와 시제품까지 만들었지만, 사업이 끝난 뒤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술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반면 반드시 최첨단 기술이 아니더라도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발견하고 시장과 연결하며 기업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경우에는 지역에 매출과 일자리가 남았다.
10여 년 동안 지방 현장에서 이러한 차이를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분명해졌다.
지역혁신은 기술을 얼마나 많이 개발했느냐보다 개발된 기술을 얼마나 사업으로 만들어 냈느냐가 더 중요하다.
1. 지역혁신은 왜 기술개발에서 사업화로 전환해야 하는가?
기술개발은 지역혁신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관점에서는 기술개발 이후가 더 중요하다.
“누가 이 기술을 살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시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동안 지역 R&D는 특허, 논문, 시제품 같은 기술성과를 중요하게 평가해 왔다. 앞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제품이 실제로 출시됐는가?
첫 번째 고객을 확보했는가?
매출이 발생했는가?
후속 투자가 이루어졌는가?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는가?
이러한 시장성과가 지역혁신의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한다.
결국 지역 R&D의 목적은 기술개발 자체가 아니다.
기술을 활용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혁신의 구조도
R&D → 기술개발 → 사업화 → 시장 → 기업성장 → 일자리
로 확장되어야 한다.
2. 지역혁신 사업화는 고객의 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술사업화 현장에서 자주 보는 실수는 먼저 기술을 개발하고 나중에 고객을 찾는 것이다.
“좋은 기술을 만들면 고객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반대인 경우가 많다.
고객의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연결해야 한다.
지역혁신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농촌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구축했다고 생각해 보자.
시설과 기술만 도입한다고 지역혁신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운영할 것인지, 생산물을 누가 구매할 것인지, 관광이나 교육과 연결할 수 있는지, 청년과 은퇴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나 창업기회를 만들 수 있는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같은 스마트팜도 AI 교육, 워케이션, 치유농업, 농촌체험, 콘텐츠 제작, 온라인 판매와 결합하면 전혀 다른 사업이 된다.
농업 + AI + 교육 + 관광 + 콘텐츠 + 창업
이 연결되면 스마트팜은 단순한 농업시설을 넘어 새로운 지역산업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산림, 바다, 농산물, 음식, 역사문화, 대학의 기술, 연구기관의 특허, 빈집과 폐교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무엇이 있느냐가 아니다.
그 자원을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만들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3. 지역혁신 사업화는 시장과 일자리로 연결되어야 한다
지역 기술사업화의 최종 목적지는 특허나 시제품이 아니다.
시장이다.
시장이 만들어져야 기업이 성장하고, 기업이 성장해야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지역혁신은 다음과 같은 연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문제 → 지역자원 → 기술 → 고객 → 사업모델 → MVP → 실증 → 매출 → 투자 → 일자리
여기서 중요한 것이 MVP와 실증이다.
처음부터 대규모 시설과 예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고객 10명, 기업 3곳, 한 달 동안의 프로그램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실제 고객이 참여하는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반응이 좋으면 확대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정하면 된다.
지역혁신에도 작게 시작하고, 실험하고, 측정하고, 개선하는 사업화 방식이 필요하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지자체의 역할도 연결되어야 한다.
대학은 기술과 인재를 제공하고, 연구기관은 기술과 데이터를 제공하며, 기업은 제품과 시장을 만들고, 지자체는 실증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청년, 은퇴 전문가, 투자기관, 지역주민까지 참여한다면 하나의 지역 기술혁신 사업화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기술사업화 인사이트
첫째, 기술보다 고객의 문제를 먼저 찾아야 한다.
좋은 기술보다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사업화의 출발점이다.
둘째, 지역자원을 새로운 사업화 자산으로 다시 봐야 한다.
농산물, 관광, 문화, 빈집, 특허, 사람의 경험도 새로운 조합을 통해 사업이 될 수 있다.
셋째, 지역 R&D의 성과를 시장성과로 측정해야 한다.
특허와 시제품뿐 아니라 고객, 매출, 투자, 창업, 고용까지 확인해야 한다.
주요 문의 사항(FAQ)
Q1. 지역혁신에서 기술개발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아니다. 기술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기술개발에서 끝나지 않고 고객과 시장, 기업성장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Q2. 지역 기술사업화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가?
지역의 기술 목록보다 먼저 지역과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찾아야 한다. 이후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연결하는 것이 좋다.
Q3. 지역에 큰 기업이 없어도 사업화가 가능한가?
가능하다. AI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지역의 제품과 서비스, 콘텐츠를 전국과 글로벌 시장까지 연결할 수 있다.
Q4. 지역혁신에서 MVP가 왜 중요한가?
대규모 투자 전에 실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실증을 통해 실패 비용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Q5. 지역 기술사업화의 최종 성과는 무엇인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업의 매출과 성장, 투자, 창업 그리고 지역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볼 수 있다.
지역혁신은 기술개발을 넘어 사업화로 가야 한다
지역에는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아직 사업화되지 않은 기술과 자원이 많다.
지역의 농산물은 브랜드가 될 수 있고, 역사와 문화는 콘텐츠가 될 수 있으며, 빈집은 워케이션 공간이 될 수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기술은 지역기업의 새로운 제품이 되고, 은퇴 전문가의 경험은 청년창업의 자산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혁신에서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우리 지역에는 어떤 기술이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 지역의 기술과 자원을 누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으로 만들 것인가?”
기술을 고객에게 연결하고, 고객을 시장으로 연결하고, 시장을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하며, 그 성장을 다시 지역의 일자리와 사람의 성장으로 연결해야 한다.
기술개발이 가능성을 만든다면, 사업화는 그 가능성을 지역의 미래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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