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에는 정말 사업화할 자원이 부족할까?
지역에는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업화되지 않은 자원이 많다. 2025년 국내 특허출원은 전년 대비 5.9% 늘어난 연간 약 26만 건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제품·서비스로 이어지는 비중은 크지 않다. 지역자원을 활용한 창업을 지원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은 2024년 경쟁률이 20.3대 1에 달했고, 누적 지원기업의 59.6%가 30대 이하, 80.0%가 비수도권 소재였다. 도전하려는 사람과 쌓인 자원은 늘고 있는데, 이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통로는 여전히 좁다. 지역혁신은 이제 자원개발(Resource Development)을 넘어 자원사업화(Resource Commercialization)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역자원을 사업의 눈으로 발견하라
지역자원은 특산물이나 관광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학의 특허와 연구성과, 기업의 제조역량, 유휴시설, 공공데이터, 역사와 문화, 사람의 경험까지 모두 사업화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목록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 지역에 무엇이 있는가?" → "이 자원으로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 전환을 크게 실증한 곳이 미국의 메인스트리트 아메리카(Main Street America)다. 1980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전국 곳곳의 낙후된 상업지구, 즉 비어 있는 건물과 활용되지 않던 구도심을 지역자원으로 재발견해 재생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지역에 총 1,246억 7,000만 달러가 재투자됐고, 순증 일자리 85만 2,443개, 순증 신규 사업체 18만 8,583개, 재생 건물 35만 6,424동이 만들어졌다. 낡은 건물 하나도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다시 보면 사업자원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지역자원을 찾는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고객과 사업기회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지역자원을 고객 중심으로 연결하라
필자도 2025년 춘천에서 스마트팜 기술과 기업, 전문가를 연결해 사업화하려고 스마트팜기술사업화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기술도, 전문가도, 농업·관광·교육과 결합할 지역자원도 있었다. 그러나 사업은 기대만큼 진전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이유는 분명했다. 기술과 사람은 있었지만 명확한 고객과 고객문제,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먼저 검증하지 못했다. "스마트팜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누가 고객이며,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것인가?"를 먼저 물었어야 했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을 먼저 만든다고 사업생태계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 경험이 준 교훈은 하나다. 기술 → 조직 → 사업이 아니라 고객문제 → 지역자원 → 연결 → 사업모델 순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기술·사람·기업·공간은 고객문제를 중심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사업자원이 된다.
지역자원을 작은 시장에서 실증하라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처음부터 큰 시설과 예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작은 MVP를 만들어 실제 고객에게 제공하고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농산물에 스마트팜, 관광, AI 교육, 콘텐츠를 결합하면 단순 판매를 넘어 체험·워케이션·교육·콘텐츠 커머스 같은 사업모델을 실험할 수 있다. 중요한 질문은 세 가지다. 고객이 참여하는가? 다시 이용하는가? 돈을 지불하는가?
지역자원 발견 → 고객문제 → 자원 연결 → 사업모델 → MVP → 시장실증 → 매출 → 일자리
국내에서는 지역자원을 활용한 개인·소상공인 창업을 지원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이 이런 실증의 장이 되고 있다. 2020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24년 지원 경쟁률이 20.3대 1에 달했고, 누적 지원기업의 59.6%가 30대 이하, 80.0%가 비수도권 소재였다. 정부지원금이 아니라 고객의 지불이 확인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지역사업의 가능성이 생긴다.
필자의 생각
지역혁신의 경쟁력은 자원의 보유량이 아니라 이를 발견하고 연결하고 실증해 고객가치와 매출로 전환하는 능력에서 결정된다. 좋은 조직이 사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사업기회가 지속 가능한 조직을 만든다. 지역에는 이미 수많은 사업기회가 존재한다. 아직 사업의 눈으로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지역자원에는 무엇이 포함되나요?
기술·특허뿐 아니라 기업역량, 자연, 문화, 관광, 공간, 데이터, 사람의 경험까지 포함된다.
Q2. 지역자원 사업화는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요?
자원 자체보다 고객문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누가 이 자원을 필요로 하는가"를 먼저 찾아야 한다.
Q3. 조직을 먼저 만들면 안 되나요?
조직도 필요하지만 고객과 사업모델 검증이 먼저다. 사업기회를 확인한 뒤 조직화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Q4. 왜 MVP 실증이 필요한가요?
대규모 투자 전에 고객 반응과 지불 의사를 확인해 실패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결론
지역혁신의 다음 단계는 새로운 자원을 더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자원을 사업의 눈으로 다시 보는 것이다. 발견 → 연결 → 실증이라는 순서를 지키면, 지역의 기술과 사람, 공간은 비로소 매출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사업자원이 된다.
참고 출처
2025년 국내 특허출원 통계(전년 대비 5.9% 증가, 연간 약 26만 건)는 특허청 자료를 인용한 IP데일리 보도를,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 통계(2024년 경쟁률 20.3대 1, 지원기업 중 30대 이하 59.6%·비수도권 80.0%)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인용한 파이낸셜뉴스 보도(2025.1.26)를 참고했다. 미국 메인스트리트 아메리카 누적 성과(1980년 이후 재투자 1,246억 7,000만 달러, 순증 일자리 85만 2,443개, 순증 사업체 18만 8,583개, 재생 건물 35만 6,424동)는 Main Street America 공식 자료를 인용했다. 춘천 스마트팜기술사업화협동조합 사례는 필자의 실제 경험이다.